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먼저 차를 마신 국가입니다. 그 유래는 신라 말기로 추정할 수 있는데, 고려시대까지 차 문화는 매우 번성하였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서자 불교문화와 함께 점차 쇠퇴하며 승려나 학자를 중심으로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소득수준의 증가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대 사회에 들어서 차에 대한 관심은 다시 높아지게 되었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차에 대한 역사와 전통이 깊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녹차 생육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녹차 재배지는 크게 세 곳입니다. 첫째는 역사가 깊은 전남 보성이고, 둘째는 지리산 쌍계사로부터 시작된 하동이며, 셋째는 작물이 자라기 힘든 척박한 땅이라고 여겨지던 제주입니다. 그런 제주에서 녹차 재배가 시작되었던 것은 아모레 퍼시픽의 창업자였던 故서성환 회장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1970년대부터 음다(飮茶)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불모지였던 제주도의 한라산 중턱에서 개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비록 유사 이래로 제주에서 차를 재배한 적이 없다고 해도, 그는 제주가 가진 특별한 지리적 조건에 주목한 것입니다. 녹차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연평균 섭씨 14-16도의 온도가 유지되어야 하며, 겨울철에도 영하 2도 이상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연강수량도 1500mm 이상이어야만 녹차가 재배될 수 있 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제주는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녹차의 재배 조건을 충족하였고, 넓고 평평한 지대는 기업의 대량경작에도 유리했습니다. 거기에 제주의 물은 화산암반수이기 때문에 약산성 천연성분을 함유하고 있고, 어느 지역보 다 많은 강수량은 유기물 함량이 높은 토양을 통과하며 자연 여과되기 때문에 풍부한 수자원 을 확보하게 됩니다. 게다가 수확시기에는 짙은 안개로 자연 차광 효과까지 더해져 녹차의 맛과 색을 더 깊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를 종합해 볼 때, 이제 제주의 대표 상품은 감귤과 한라봉만이 아니라, 청정 녹차 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